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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왜 해야하는가?

나 역시 공부에는 관심없는 삶을 살아왔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내 삶을 컨트롤하며 살기보다 내게 주어지는대로, 본능에 휘둘리며 살았던것 같다.

그러다보니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과 전술보다는 현재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이 늘었고 그런 삶을 살아왔다.

학창시절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다른애들에 비해 너무 떨어져 자존심만 상하지 않으면 그뿐이었다.

그 당시의 나에게 아무도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고 지나가듯 말해주던 이유는 그저 돈을 잘벌기 위해라고만 말해주고 돈 많이 벌면 좋으니까라고만 했던 기억이 남는다. 부모님 역시 나의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해주진 못했고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야했고 결국 의미 없는 수학이나 과학따위는 할 필요없다고 판단했고 내가 감정적으로 끌리고 있던 음악과 게임에만 심취하게 되었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수학은 "셈을 할줄만 알면 되지 미분이니, 적분이니 이런게 왜 필요해?", 과학은 "살면서 한번도 만져볼일 없는 저런 돌덩어리는 머하러 외워? 과학은 그냥 발명같은 거 아냐?" 많은 친구들에게 들었던 이야기이고 나 역시 공감했다. 친구들은 그저 부모님이 시켜서 혹은 다른 친구에게 지고싶지 않아서 공부를 했다. 개중에는 자각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공부한 친구도 있겠지만 내 주변에 그런 친구는 없었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공부는 그저 의미없는 펜놀림일뿐 다른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 음악이라던지 영화라던지 사랑이라던지 하는 것들
그러
그리고 그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내 스스로 20대는 인생을 배우는 시기로 정했다.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것들은 학교에서 배우고, 기초른 다진뒤에는 실제 인생을 살기 위한 인턴십 과정이 필요하고 나에게 20대는 그런 시기다."

그도 그럴것이 그 당시 나에겐 아무 목표가 없었다. 음악을 하면서 행복했지만 그걸로 돈벌이를 하며 살고 싶진 않았다. 돈벌이도 잘안되고 난 그저 내가하고싶은 음악을 했던거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돈 되는 음악을 한게 아니었고 그래서 가수 같은건 하고싶은 마음이 없었다.

'음악이 없는 나는 과연 무얼 위해 존재할까?'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20대를 경험의 시대로 규정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후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살았다. 사관학교에도 갔었고 공무원 준비도 했으며 직업적으로도 다양한 일을 했다. 별로 한게 없어보일진 몰라도 스스로의 나를 돌이켜보면 삶의 의미를 찾기위해 머리를 쥐어짜내 고민하고 몸을 이리저리 부딪혀대며 살아온것이 보인다.

그리고 서른살이 되었고 나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내 삶의 의미를 찾았고 목표를 정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30대에서 말이다.

그리고 약간의 통찰을 얻었고 공부의 의미와 이유에 대해 남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게되었다.

공부는 기득권이 없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얻기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이자 기회이다.

좋든싫든 우리는 차이를 가지고 태어난다. 외모, 체격, 부의 차이 등등. 그리고 그런 요소들은 살면서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살을 빼도 김태희의 머리통은 가질 수 없으며 아무리 운동을해도 줄리엔 강이나 김우빈의 몸뚱아리는 가질 수 없다. 그리고 부의 격차도 완전히 없앨수는 없다.

하지만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는 있다. 그것이 공부이다.

단순히 먹고사는건 어떤일을 해도 가능은하다. 하지만 내가 삶을 선택하기란 어렵다.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삶을 강요당하느냐?'

'몇가지의 가지수를 갖고 선택을 할 수 있느냐?'

는 명확히 다르다. 삶의 만족도가 다르고 삶의 질이 다르고 그로인해 삶의 태도가 달라져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인생의 모르는거라고 인생한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맞는 말이다. 인생 재수 한방에 트인 사람은 나도 본적있다. 부자집 여자만나서 놀면서 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노력을 하지 않는것은, 마치 40살 노처녀가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 키스해주는 꿈을 꾸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공부란 힘없는 자가 힘을 가질 수 있고, 차별받고 소외된 계층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이다.

그려지지않는가?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힘없는 자들에게서 모든것을 앗아가려할때 자유민주주의 투사가 끝까지 투쟁하여 우리에게 남긴 단 한가지. 그것이 바로 공부이다. 마치 한 사람의 아나키스트처럼... 공부에 재능이 없는 사람에겐 안된일이지만 그나마 있는 단 하나의 희망이 공부뿐이라면 그래도 해야하지 않을까싶다.

이것이 '공부는 왜 해야하는가?'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