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릴 적 어른들로부터 이 꿈많은 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모두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우리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어른이 된 지금은 이 거짓말이 현실이길 바라는 어른들의 바람이었다는걸 안다.
아니면 그런 세상을 만들라는 당부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나서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는 격언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실제로 우리는 동일선상에 출발하지 않았다
타고난 재능, 금수저라는 무차별적인 팩트폭격 앞에
어린 시절 어르들의 격언은 실체가 까발려지고 조롱을 받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무력감을 선사해주었고 허무주의를 무럭무럭 키워주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동일 선상에서의 출발이 아니라는 사실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보다 뒤쳐지거나 잘 못된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저 내가 서 있는 출발선의 위치가 남들과 다른 것 뿐
따라서 다른 사람이 거둔 성공을 부러워할 것도 없고, 내가 지금 취업을 못했다고 자신을 탓할 필요도 없으며,
출발선에서 누가 한 걸음 더 나가 있는지를 따질 필요는 더더욱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려고 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
- 대학의 이름과 취업의 문턱에 열등감을 갖고 좌절하는 친구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