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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프로젝트/번아웃

번아웃 원인,증상

원인




나의 과거 행동을 되짚어 봤을 때 내가 번아웃을 경험했던 이유는 2가지로 생각된다. 첫 번째는 무력감, 두 번째는 휴식이다.


먼저 무력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인간에게 있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정말 중요하다. 직장에서 강조하는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것 역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회사의 사원과 대리와 과장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는데, 사원의 경우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과장으로 갈수록 일에 있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차이 하나로 주도적이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그리고 주도적이 될수록 보다 많은 관심이 생기고, 그 관심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낳고,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사용될 때마다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더욱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직장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2가지 부류로 생각한다. 하나는 머리가 굉장히 좋은 천재이고, 다른 하나는 직장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열정과 애정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자신감과 무력감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무력감은 우울함의 원천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것이 참 희한해서 선순환이 지속될때는 온갖 좋은 것들을 갖다 붙이지만, 반대로 악순환이 시작되면 온갖 안 좋은 것들을 갖다 붙이기 시작한다. 이 논리는 나에게도 여지없이 적용되어 몇 개의 벽 앞에서 무릎꿇었고 다시 잃어설 힘을 잃었었다.



다음으로는 부적절한 휴식이다. 29살의 나는 '이제는 정말 뒤가 없다', '여기서 끝을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여자친구를 사귀는 일보다도 '직장(사회)에서 자리잡는게 먼저야'라고 생각하며 주말도 없이 일하고 공부했다. 하지만 일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고 난 그 후폭풍을 고스란히 얻어맞았다. 


지금은 그 때의 실패가 다행으로 느껴진다. 인생을 살면서 나는 수많은 실패들을 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 실패들은 많을 것이다. 따라서 그 때 운 좋게 실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후의 다른 실패에서 나는 무너졌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내 인생의 중요한 하나의 훈장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동안 난 그때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쉬라고 말을 해주었다. 물론 그 친구들은 그때의 나와 같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 해준다. "그래 하고싶은대로 해. 지금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도 그게 끝은 아니니까. 힘들면 언제든 연락해"



증상



번아웃의 증상은 탈진한 모습과 비슷하다. 전쟁영화에서 병사들이 탈진한 장면을 떠올리면 쉽다. 눈은 반쯤 풀리고 입을 열려져 있어 침이 흐르는지 마르는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팔을 들기는 커녕 손가락하나 움직이는 것에도 온몸에 삐걱거림이 느껴진다. 집중이 되지 않아 생각은 금새 흩어져버린다. 


번아웃이 된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내 경우에는 직장구하기) 애를 쓰지만 1-2시간 정도만 집중해도 더 이상 집중을 유지하기 어렵고 몸은 엄청 피곤해진다. 특히 짜증이 심하게 난다. 1-2시간 이외의 남은 시간은 그런 짜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활동을 한다. 자거나, 먹거나, 게임을 하거나, 의미없는 활동(영어,자격증 공부) 등을 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과민성대장증후근이 생겼다. 평소에도 장이 좋지 않았었는데 아마도 평소에 좋지 않았던 부위가 더욱 악화되는 것 같다. 그리고 위장의 기능이 극도로 약해져서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하게 되었다(위장의 기능이 멈춘듯한). 이제는 밥을 먹으면 반 강제로 산책을 나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소화가 안되고 체하기 일쑤이다.



목표



원상회복을 위해서 최우선이자 최후의 목표는 '지루함'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 감정을 언어화시키지 못했었다. 무언가 불안하고 무언가 가만있질 못하겠는데 이런 느낌이 뭔지 잘 몰랐었다. 나중에 되서야 '긴장 상태'에 있다는 걸 알았고 내가 편안하게 있질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구글에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검색되는 수많은 내용들을 봤고 실행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평안을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루해져야 한다. 나는 '아 심심해, 뭐 할거 없나?'라는 것에서부터 모든 창조적인 활동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지루하고 공허한 시간을 컴퓨터나 티비 같은 걸로 해소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방법



상향식과 하향식으로 각각 접근을 해야하는데 상향식 방법은 몸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번아웃된 상태는 일종의 PTSD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PTSD 환자의 가장 큰 특징은 몸 안의 경계경보가 발령된 상태가 해제되지 않는 것이다. 위험한 상황은 이미 지나갔는데도 몸은 계속 긴장한 상태가 유지되고, 그 상태가 생각에, 그리고 정신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번아웃된 몸을 먼저 최대한 편안한 상태를 유지시켜주어야 한다. 다음은상향식 방법들의 종류이다.


1. 명상(멍 때리기)

2. 선탠

3. 심호흡


처음엔 가만히 있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 불안감이 온몸을 휩쌀텐데 정말 견디기 힘들다. 하지만 그럴수록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해야 한다. 상향식 방법은 몸을 강제로 쉬게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고통스럽더라도 참아야 한다. 


특히 불안한 생각이 자꾸자꾸 폭발하듯 터져나오려 꿈틀댈텐데 그때마다 그걸 잘 털어내는게 관건이다. 나는 그럴때마다 심호흡을 자주 활용했다. 심호흡은 간편하면서도 압박을 푸는데 효과가 좋다. 


하향식 방법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런 상태에 빠졌고, 무엇이 원인이었으며, 지금의 나는 어떠한 걸 원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상태가 될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다. 단, 불안한 상태에서는 이런 생각들이 이어지기 어렵다. 생각이 계속 끊어지고 집중은 금새 흩어져서 상향식 방법으로 몸을 편안하게 만든 뒤에 사용해야 하는 방법이다.


하향식 방법에서의 팁은 뭉뚱그려서 생각하지말고 가능한 구체적으로(체조를 배울때 구분동작으로 하나하나 배우듯)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예를들면 내가 왜 이런 상태에 빠졌는지 원인을 생각할 때 과거에 무슨 잘못을 했는지부터 보는 것보다 지금 나의 몸상태가 어떤지부터 보는 것이다. 


'내 몸이 왜이렇게 무기력할까? <-> (...) <-> 그 원인은 과거의 실수 때문'

핵심은 가운데 있는 (...)을 찾는 것이다.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듯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모든 것을 하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다가 지치거나 힘들면 바로 그만두고 잠시 쉬어야 한다. 다시 시도할 의욕이 생길때까지. 무리하게되면 결국 지난날의 과오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 번아웃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행동강령



1. 한 번에 모든 것을 하려하지 말 것

2. 빨리 하려하지 말 것

3. 완벽하게 하려하지 말 것

4.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멈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