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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혼 그리고 돌변하는 사람들

어릴적 교회에 다닐때였다. 부모님이 가라고해서 갔던 교회라 별 관심도 없었고 의미도 없었고 재미도 없었던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다니던 교회였다.그래서 그런지 교회에 갈때마다 잡생각들을 많이 했던것 같다.


충격적인 경험을 했던 그날도 여느날과 같이 교회에 가던 길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교회입구가 있는 언덕을 올라 천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마침 반대편에서 동네 아주머니 3분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 중에는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은(갓 1달쯤?) 새댁도 끼어있었다. 그리고 그 여성분에 입에서 소름돋는말을 듣게 되었다. "어휴 말도 마세요. 웬수같은 인간 ....." 뒷말은 잘 기억이 안난다. 앞에 말에서 이미 충격을 받아서 더이상 들리지도 않았다.


이제 결혼한지 1달된 새댁의 입에서 왜 저런 쓰레기같은 소리가 나올까? 정말 혐오스러웠고 남편이 정말로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때 난 2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했다. 첫번째는 저 새댁이 저 아줌마의 무리에 끼기위해서 저런 무리수를 두었거나 두번째는 뭔가 어른처럼 혹은 닳고 닳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즉, 쎈척하고 싶어서 일부러 남편의 흉을 보고있는것이라는 2가지 가능성을 생각한 뒤 저 끔찍한 경험을 안겨준 여인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릴적 살던 동네를 한번 가보고 싶어서 주변을 구경갔을때 그 혐오스러운 여인이 서있던 자리에서 다른 생각에 잠기게되었다. 


어린시절, 그때의 나는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아이(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많아야 초3? 초3이후 이사 갔으니...)였기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한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그 여인도 역시 자신의 남편을 사랑했고 그랬기에 결혼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경험한 뒤의 나로서는 그여인이 아무리 그 무리에 끼고 싶었어도 혹은 밉보이기 싫어서 쎈척을 했다 손 치더라도 그런 혐오스런 말을 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말로 남편이 싫었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표출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 이라는 관계는 동동한 입장에서 나와 나가 만나는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실상 우리의 사랑은 기생의 관계가 맞다고 보여질 정도로 기이하고 비정상적인 관계가 대부분이다. 비정상이라는 표현이 좀 이상할 수 있지만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관계를 정상으로 놓고봤을때의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사실 우리가 사랑을 하고 사랑에 빠지는 경우는 당연히 상대가 매력적일 때이다. 그럼 어떤때에 매력적으로 보일까하면 보통 얼굴이 잘생겼거나, 힘이나 돈 같은 능력이 좋거나, 남성적인 남성과 여성적인 여성에 해당하는 성격적인 부분, 그리고 그 사람의 사고방식 이 4가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에 일반적으로 매력을 느끼게 된다.


얼굴의 경우는 뭔가 맹목적인 느낌이다. 사람들이 갓난아기를 귀엽게 여기는 것처럼 그래서 갓난아기가 생존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 걸려있는 어떤 하나의 장치같은 느낌이고,


능력의 경우는 생존과 관련된 부분이기때문에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된다.


성격과 사고방식의 경우는 위의 2가지에 비해 이성적인 부분으로 '취향'이 여기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취향은 사람마다 다른데 여기서 기이한 형태의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 취향이라는 것이 일종의 상대에 대한 기대와 아주 밀접하게 관계가 되어있다. 그 사람의 성향과 사고방식을 보고 나의 기대를 실현할 수 있는 그릇인지를 판별하는 느낌이랄까? 


ㅋㅋㅋㅋ 이걸 규명하라고 하라면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지 내가 주변의 사람들을 보고 느꼈던 점일 뿐이니까 문제는 그 주변사람들이 종류가 너무 다양했고 그 수도 꽤나 많았다는거다... 


어찌됐든 믿거나 말거나라는 걸 말씀드리는 바이다.




내가 이렇게 느꼈던 이유는 커플들이 사귀기 전과 사귄 후와의 차이점이 생긴다는 점에서 였다.


사귀기 전에는 혹은 결혼하기 전에는 아주 사랑하는 여느 커플들처럼 보인다. TV에 나오듯, 아니 굳이 TV를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커플들처럼 서로를 원하고 탐닉하려한다. 


하지만 사귀고난 후 혹은 결혼하고 난 후 그 대상에서 기대를 하고 짐을 지우게 된다. 그것도 아주 개인적인 짐을 당연하다는 듯 남자친구, 여자친구에게 기대를 한다. 말도 안하고 이유도 모르겠는데 그냥 기대를 한다. 아주 개인적인 기대를...


머 여자의 핸드백을 들어주는 남자? 이런걸 말하는게 아니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행동이나 말투 표정에서 기대를하고 실망을 한다. 이런 현상은 여자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나는데 남자라고 그런 기대를 안하는 것은 아니고 감춰져있다고 생각한다. 결혼을하게되면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노골적이 된다.


결혼이후 급격하게 남자에게 그리고 여자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남자는 여자에게 더 많은 여성성과 희생을 요구하게 되고 여자는 남자에게 어른스러움과 울타리 역할을 요구하게된다. 거기에 개인적인 기대를 얹어서 나한테 부족했던 이런것까지 채워줘~라고 말한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이 결혼을 하면서 갑갑하고 짐지워짐을 경험하게 되고, 여자들은 만족을 못하는 이상한 병에 걸리게 된다. 


그렇게 서로를 사랑했던, 하루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서로를 애타게 찾았던 사람들이 단시간내에 서로를 죽일듯이 노려보게 된다.


그때의 혐오스러운 말을 내뱉었던 여성도 아마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그사람의 모자란 부분까지 감싸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실제 결혼은 감싸안기는 커녕 모자란 부분을 오히려 찾는 느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왜일까? 나는 아직 결혼을 해보지 않아서 깊은 공감은 어렵다. 지금의 내 입장에서는 그저 다른거 신경쓰지 않고 서로만 바라보고 서로만 신경쓰면서 한발한발 나아가면 될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은 왜 서로에게 기대를하고 짐을 지우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하는 걸까? 


조금만 상대를 생각해서 배려하고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정도의 존중만 해주어도 충분히 좋은 결혼관계를 이끌어 같거 같은데 충분히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것 같은데 왜 내 주변의 그들은 그러지 못하고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헤어자고 말을 하게될까?


아마도 위에서 했던 말이 원인인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의 기대를 채워줄 그릇을 찾는 거라는 말...


그리고 상대가 그 기대를 채워주지 못할때 갈증이 생기고 애가 타나보다... 잘살기 대회를 하는 것도 아닌데... 최고의 커플 선정대회도 아닌데... 그렇게 요구하고 힘들어할 필요가 있을까? 그저 상대방의 못난점도 감싸 안아줄수는 없을까?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연애 혹은 결혼은 기생적이지 않은 관계이다. 아니 이상적이 아니라 정상적인 관계가 맞는 거겠지.


그래서 우리는 좀 더 제대로 된 사람이 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단련을 하여 일종의 어른이 되는 것. 그것이 선행이 된 뒤에야 다른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혼은 또 다른 문제이다. 최소한 내가 남편으로서 어떻게 할 것이고 아버지로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상대와 깊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것이다.


그래야 최소한 상대방이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을때에도 그것이 방어막이 되어서 욱하는 마음을 참게 도와줄 것 같다.


결혼에 대한 문제는 좀 더 생각을 많이 해봐야할 것 같다. 공감이 잘 안되니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