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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조금은 당황스럽고, 언뜻 이해는 안되는 제목이지만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나면 아~ 하고 이해하게 되는 제목의 일본 드라마




한국이나 일본의 드라마를 보면 언제나 그렇듯 '들장미 소녀 캔디''빨간머리 앤' 같은 주인공이 등장해서 시청자들을 그녀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도 역시 '미쿠리'라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미쿠리는 대학원까지 졸업한 고학력 인재지만 취직에 실패하고 파견직 직원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아마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드라마에 현실을 반영하는 건 드라마 내내 등장한다.


또 남녀평등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남녀평등 보다는 여권신장이 주요 내용이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인간이란 존재가 생각보다 그렇게 정밀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었다고 해도 그걸 얼마만큼 해야 차별이 아닌 상태로 돌려 놓을 수 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조금 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잘 대해주고 나서 그런 다음에 조금씩 조절해 나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덴마크였는지 폴란드였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나라는 정치인의 비율을 여성과 남성을 50%씩 하도록 법으로 지정해서 시행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덴마크인지 폴란드인지도 헷갈리고, 의원인지 공직자였는지도 헷갈린다. 무튼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시도 해볼법하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상대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사람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뽑히게 되어 좋지 않게 되서 문제가 되고 있고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좋았던 건 남주와 여주의 속마음을 각각 말하는데 그게 꽤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랑에 흠뻑 젖어있는 두루뭉술하고 달콤한 말들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가 연애를 하면서 겪거나 느꼈고, 실제로 생각했던 말들을 각각 남주,여주가 대신해주고 있어서 "이 사랑은 어떻게 흘러갈까?" 하고 흥미롭게 보기 시작했다.



드라마는 후반으로 갈수록 더더욱 현실을 많이 반영한다. 특히 두 사람의 결혼 생활에 대해 귀엽게 다루고 있다. 흔히 주변에서 이야기 하길 '결혼은 현실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연애때의 마냥 좋은 감정만 가지고 무작정 결혼을 하면 실제적으로 닥치는 문제들이 둘을 괴롭히기 때문에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 드라마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귀엽게 제시하고 있다.


사실 결혼 문제의 답은 애초부터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로 시작해서 대화로 끝을 맺는 그런 관계. 그렇게 서로 상의하고 협의해가면서 둘만의 룰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뼈대에 사랑이라는 살을 붙여 조금 부족하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에서도 나의 관점과 비슷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마음에 다가왔다.



<다방커피에 프림을 빼고 설탕은 1스푼만 들어간 커피 같은 드라마>


달달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달달함 보다는 우리가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들. 고용불안, 남녀평등, 결혼생활 등등의 문제를 가볍게 그리고 귀엽게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합리성과 효율성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래도 사랑'이라는 하나의 표어를 던져준 것이다. 



예전에 한 주부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남편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그걸 극복하는게 첫번째 과제다"라고 

분명 우리는 현실에 살고 있고 현실을 살아가는데 효율과 합리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고 또 인간은 효율적으로 사고한데 최적화되어 있다. 하지만 효율의 끝은 제로(0)다. 대신에 조금 돌아가더라도, 조금 늦더라도, 조금 포기하더라도 효율보다는 낭만을 택하는게 인생이 풍요롭지 않을까


시작은 가볍지만 결말은 알찬 드라마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추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