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니엘 블레이크
눈 앞에 굶어 죽어가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원칙을 우선시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영화로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는 40년 이상을 목수로 살아오며 심장의 문제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되고 질병 관련 지원금을 정부에 요청하지만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절차와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원칙에 결국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어처구니없게도 심사에 몇 분 늦었다는 이유로 지원금 신청이 거절된 케이티를 만나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서 순간 나도모르게 절차가 있고 원칙이란게 있는데 너무 무대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내가 굉장히 부끄러워졌다.
케이티는 두 아이의 엄마로 대학을 다시 다녀 새로운 인생을 꿈꾸지만 현실의 문제로 인해 굶기도 하고 급기야는 몸을 파는 선택을 하고 만다.
자신과 케이티가 당하는 처우에 대한 분노였을까? 다니엘은 자신을 위해주는 상담원에게 '사람이 자존심을 잃으면 다 잃은 거요'라는 말을 남기고 I DANIEL BLAKE라는 인간의 존엄성을 표출했다.
결국 다니엘은 일을 그만두게 만들었지만 질병지원금은 받지 못한 심장병으로 숨을 거둔다.
이 영화는 돈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는 내용이 아니다. 그리고 인생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살아야 한다는 내용도 아니다. 마지막 부분에 노숙자가 다니엘을 끌고 가는 경찰관에게 '너도 실업자가 될거야'라는 말처럼 우리 모두는 다를 것 없는 사람이고 사람으로서 응당 존중받아야 한다.
케이티가 당시에 학교보다 사랑을 선택했던 것도 결과적으론 좋지 않았지만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고 우리는 인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우리가 한 선택은 존중 받아야 한다. 그래서 식료품 지원센터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통조림을 먹고 자괴감을 느끼는 케이티에게 '잘못한거 없어', '자네는 잘 못한 거 없어', '잘 버텨왔어, 괜찮아질거야'라고 위로했던 다니엘의 말이 더욱 와 닿았다.
배경은 영국이지만 한국사회의 모습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불편한 진실 앞에,
최근 다시 깨달은, 결국은 사람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진실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아닙니다"
"나는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대지 않았고, 이웃이 어려우면 그들을 도왔습니다. 자선을 구걸하거나 기대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인간입니다. 개가 아니라"
"이에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인간적 존중을 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Daniel Blake